혼자의 시간

원래는 함께할 시간이 될거라고 기대했다.
그런데 예상치 못한 오류로, 나는 오롯이 혼자 남게 되었다.

처음엔 조금 당황하고 약간의 실망도 있었던 것 같다.
하지만 또 어떠한가.
그리고 그렇게 다섯 날이 지났다.

나는 매일 많이 걷고, 많이 땀 흘리고, 가볍게 먹는다.
책을 읽고, 박물관을 돌아다니고, 생각 속에만 두었던 일들을 조금씩 해본다.

이상하게도 그다지 외롭지 않다.
조용한 시간 속에서도, 나는 꽤 잘 지내고 있다.
아마도 지금이 ‘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’이라는 걸,
내가 알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.